현대인의 가장 익숙한 풍경인 도시는 인간이 살아가는 이야기들과 관계들이 복잡하게 엮여진 환경적, 사회적, 정신적 생태의 공간이다. 도시를 익숙한 환경으로 경험한 도시인에게 생태란 어떤 모습인가? 현대 도시인에게 생태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인지, 작가 본인의 ‘아파트 숲’에 대한 경험으로 이미지를 포착했다. 주거단지계획으로 표준화되어 나열, 반복되는 아파트가 자연스러워진 도시환경을 표현한다.

 자연에서 보는 대나무와 같은 숲의 일부분과 도시인의 환경에서의 아파트를 결합하여 현대사회 속에서 새로운 경험적 풍경인 죽림이자 아파트의 숲에 대한 공간을 시각화 한다. 이는 개인의 일상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다. 나는 계획도시의 아파트 생활로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 반복적으로 펼쳐지는 아파트 단지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공간이 실제는 도시의 모습이지만 자연의 숲 어디인가일 수 있다는 상상을 공간으로 구현한다. 본인은 도시에서 자라온 경험으로부터 이미지를 추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형태를 재구성한다. 이렇게 표현된 본인 작품을 중심으로 도시와 자연, 도시와 인간의 상호관계를 파악한다. 특히 현대 도시인으로서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을 통해 주체성을 가지고 더 나은 인간과 생태를 도모하고자 한다. 아파트와 같은 도시 건축물의 풍경이 익숙해진 현대인은 그들의 주변에서 보기 힘들어진 푸른 숲을 떠올리는 ‘자연’의 단어를 그리워한다. 이는 급기야 ‘인공자연’이라 말하는 도심 건물 속으로 자연을 건축하고 끌어들이게 되었다. 이것들을 접하는 도시인인 본인에게 ‘자연’의 의미와 범주는 모호하다. 나와 우리에게 post-natural(포스트-자연)적인 환경은 어떤 이미지로 떠올릴까? 경계의 모호함에 서있다. 숲에 대한 모호해진 이미지를 오가는 경계의 시선으로 표현한다. 이를 경험하고 있는 스스로를 비추고 우리의 생태에 대해 주체적으로 사유하게 한다.

 자연에서의 숲과 ‘아파트 숲’을 오가는 상상을 한다. 도시에서 쉽게 보이는 아파트의 수직의 건축적 특징을 가진 대나무 한 그루는 형태의 반복을 통해 숲이 된다. <죽림(竹林)>시리즈는 구현된 형상과 그 것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통해 사적인 기억과 경험을 전이시키고 관람자에게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