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관한 작업들을 소재로 한 저의 작업은 그 날의 시간, 날씨, 바람, 향기까지 기억합니다. 이 기억들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가장 최소화되고 편안한 구도인 수평구도를 사용하여 평온한 느낌을 유도 합니다. 수평선은 고요함이나 휴식을 느끼게 해주는데 이는 우리가 누워있는 모습으로부터 휴식이나 수면상태를 연상하기 때문입니다. 수평으로 안정감이 유지된 그림은 작가가 평상시에 풍경과 사물을 보는 눈입니다. 인공적인 건물에 맞닿은 하늘과 지면의 수평으로 된 어울림은 우리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조화를 말해 줍니다. 저의 작업들은 작가 본인이 갔었던 곳을 배경으로 선택하여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쉽게 지나친 익숙했던 장소에서 새로운 편안과 안정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휴식을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작가가 생각하는 휴식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아무런 근심걱정이 없는 상태에서의 휴식은 내가 무엇을 입었는지, 어떤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작가가 느끼고 보았던 자연의 깊은 감동과 색감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작품에 사용된 이미지 색은 편안한 느낌을 주기 위해 흰색(White)과 순색을 섞어 눈에 자극적이지 않은 색감을 만들어 사용하였으며, 구도뿐 아니라 색채에서도 안정감을 유도하였습니다. 바다의 색은 하늘과 어울려 긴장감을 해소 시킬 수 있는 자연의 역할을 합니다. 끝이 없을 것만 같은 바다의 무한함을 보게 된다면, 수평의 구도가 편안하다는 것을 인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직과 수평은 자연이 가지고 있는 무한함을 가장 잘 나타내어 주는 구도입니다. 이 무한한 힘은 자연의 경이로움과 맞물려 사람들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자연의 넓이와 깊이를 가늠 할 수 없을 때,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에드먼드 버크의 말처럼 말입니다. 탁 트인 하늘, 지면을 보면서 우리는 자연에 감동받을 준비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작가에게 감성적인 시간은 바쁜 하루 중에서도 하늘을 보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이 흐르지 않고 멈추어져 있길 바라면서 고요한 이미지를 수직, 수평구도를 이용하여 캔버스에 담았습니다. 영원히 갖고 싶은 시간을 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바다를 이루고 있는 ‘선’들은 감정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것은 격노한, 행복한, 자유스러운, 조용한, 흥분한, 우아한, 춤추는 등한 각종의 형용사를 생각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표현이 가능 할 것입니다. 이 기본적인 선의 요소로 나타낼 수 있는 암시적인 힘은 매우 큽니다. 작품에서 사용한 선은 조용하면서 자유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자연의 요소 중에서도 하늘과 바다를 관찰하고 작가가 지향하는 심리적 편안함을 수평구도로 구성하여 화면을 연출하였습니다. 햇빛이 비치는 물결의 잔잔함은 부드러운 색채의 변화로 구성하여 심리적인 안정감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작품들에 등장하는 강아지의 뒷모습은 본인의'신체'로 투사된 형상입니다. 강아지라는 개채는 경험과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인이 이동한 경험 역시 과거가 되고 그때의 기억은 현재로 연결 되어, 과거, 현재가 신체를 통해 존재합니다. 강아지의 이미지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본인의 작품 속에 존재합니다. ‘내가 여기에 있었다’라는 경험의 시간을 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강아지의 뒷모습으로 그려졌으며, 작품에서 관찰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강아지는 ‘나’ 이며, 작품을 보는 사람에게도 ‘나’ 일 수 있는 동시다발적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교감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작가노트-